충청남도/태안

가로림만: 지질과 지형

Geotopia 2023. 4. 28. 00:46

▣ 동쪽은 높은 독립구릉, 서쪽은 낮은 연속산지

  가로림만 서쪽에는 전형적인 非山非野 지형이 발달한다. 만들어진 지 23억 년 안팎의 오래된 땅이기 때문이다. 즉, 거의 대부분 지역이 풍화에 강한 변성암류로 이루어져 있지만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침식을 받아 산이 높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산지의 배열 방향은 어느 정도 통일성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북동-남서(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지층이 배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규암류, 편암류, 화강편마암류 등 풍화속성이 다른 지층이 매우 복잡하게 분포하여 얼핏 자잘한 구릉성 산지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상당히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반면에 동쪽에는 팔봉산을 비롯하여 연화산(236.3m), 망미산(127.5m), 망일산(302.1m), 몰니산(170.7m), 황금산(152.2m) 등 서쪽에 비해 높은 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일대 역시 선캄브리아기 변성암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조선의 방향이 복잡하여 산지의 방향성과 연속성은 가로림만 서쪽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가로림만 서남부 일대의 산지(원북면 청산리)

  이러한 지형 특징은 복잡한 지질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가로림만 일대는 매우 복잡한 지질구조를 보이는데 선캄브리아기부터 쥬라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海浸과 지각운동, 이에 따른 변성작용을 받은 결과이다.

가로림만의 서쪽에는 낮지만 연속성이 강한 산지가, 동쪽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독립 구릉이 나타난다. *네이버지도

 

복잡한 지질구조: 이적산 일대의 사례

마봉산(69.2m/이원면 당산리 산 164)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이적산 일대의 지질구조. *동력자원연구소(1982)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사  

*출처: 동력자원연구원, 1982, 「지질도폭설명서-대산·이곡」, 한진인쇄공사.

지질계통

  대체로 선캄브리아기에는 얕은 바다여서 퇴적 활동이 많이 있었으며, 캄브리아기 이후에는 육지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火成활동은 세 차례 정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변성작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본 구조는 선캄브리아기 변성암을 관입한 쥬라기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지질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 선캄브리아기 초기: 바다에서 육지로

  초기 선캄브리아기에는 모래나 점토질이 퇴적되어 지곡리층(서산 팔봉-지곡-당진 대호지 일대)을 이루었다. 이후 얕은 바다 상태에서 갯벌 퇴적이 있었으나 곧바로 땅이 융기하여 그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석회질 암석이 일부 분포한다). 융기함으로써 가로림만 일대는 호수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바닷물이 담겼던 호수는 천천히 민물과 섞이면서 점토질과 모래가 섞인 퇴적층이 만들어졌고, 여러가지 원인(계절의 변화 등)으로 鐵粉 침전되어 含鐵層이 만들어졌다(서산층군 이북리층: 태안군 원북면, 이원면 일대, 서산시 팔봉면 호리). 

흑운모편암, 함철층 협재하는 이북리층(이원면 내리 만대)
호상편마암 풍화층(원북면 청산리)

  ▶ 다시 바닷속으로: 규암과 석회암

  함철층이 퇴적된 후 다시 바닷물이 들어와서 점토질이 퇴적되기 시작하였으나(하부규암층) 습곡운동으로 동쪽은 솟아오르고 서쪽은 내려 앉아 동쪽에서는 침식이, 서쪽에서는 모래 성분의 퇴적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비교적 규모가 큰 해침이 일어나 이 일대가 모두 물에 잠겼고 이때 석회질이 퇴적되었을 것이다.

하부규암층(청산리나루)
원북면 청산리 일대 석회암 지대의 풍화토

 

  ▶ 상부규암층: 여러 섬과 산의 원인

  이후 천천히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모래질과 점토질이 차례로 퇴적되어 지금의 상부규암층(원북면 사창리~대산읍 화곡리)과 대산리층(서산시 대산읍 일대)의 기원암이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상부규암층은 가로림만 중심부를 서남쪽에서 북동부로 가로지르며 분포하는데 침식에 강하여 가로림만 안의 섬(고파도, 웅도)과 몰니산(170.7m), 망일산(302.1m), 대산읍 화곡리 일대의 산지(삼길산) 등을 이루고 있다. 

 

  ▶ 선캄브리아기 중기(23억년 전): 화강편마암 관입과 융기

  이렇게 하여 서산층군의 퇴적이 모두 끝난 뒤 중기 선캄브리아기의 전반(23억년 안팎)으로 접어들면서 화성활동이 일어나 화강편마암을 이루는 관입이 일어났고, 천천히 융기하면서 또다시 호수(또는 늪)이 만들어졌다. 원생대 말에는 점토질과 모래질이 교대하면서 퇴적이 일어났다. 

화강편마암 시스텍(이원면 당산리 상여바위)

  ▶ 캄브리아기~쥬라기: 육지화와 화강암 관입

  고생대에서 중생대 초반(트라이아스기 말~쥬라기 초)까지 이 일대는 전체적으로 육화가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쥬라기 초에 이르러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친 대보조산운동이 이 일대에도 영향을 미쳐 강력한 지각변동과 광역변성작용이 있었다. 이에 따라 남북방향의 구조선이 발달하였다. 구조선을 따라 화성활동이 있었고, 그 결과로 팔봉산-백화산에 이르는 화강암 관입이 있었다. 동시에 지각의 융기로 지금과 거의 비슷한 지질 분포가 이루어졌다. 육지부에는 쥬라기 식물들이 번성하였고, 함몰대에는 沼가 형성되어 육성퇴적층인 사암이 퇴적되었다.

흑운모화강암 풍화층(태안읍 삭선리)
Structural Configuration *한국동력자원연구소(1982)
가로림만 일대의 선구조 *한국동력자원연구소(1982)
직선상으로 배열된 석영편암류가 섬 모양의 연속된 구릉지를 만들어냈다.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구조선(이원면 내리 만대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