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라기 대동계 퇴적층: 보령을 이해하는 키워드
보령은 '대천해수욕장'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수욕장 못지 않은 두드러진 지역 특성들이 꽤 많은 지역이다. 지리학도로서 보령에 관심이 가는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쥐라기 퇴적층이 분포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지질구조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만 쥐라기 퇴적층은 보령 지역성 전반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보령을 '바닷가 산골'이라 한다. 해수욕장 가까이에 높은 산이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일컬어지게 된 원인이 바로 지질구조이다. 보령이 바닷가 산골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설이 보령댐이다. 보통 다목적댐은 하천의 상류에 자리를 잡으므로 바다와의 거리가 먼 곳에 자리를 잡는데 비해 보령댐은 바다와의 직선 거리가 겨우 9km에 불과하다. 해안 가까이에 협곡이 발달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러한 현상은 쥐라기 퇴적층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때 보령을 대표했던 석탄산업 또한 독특한 지질구조 덕분이었다. 대동계 퇴적층은 평안계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탄 매장층이다. 또한 석탄박물관, 냉풍욕장, 양송이 재배 등이 모두 석탄 산업의 영향으로 탄생하였다. 비석이나 벼루를 만드는 오석도 쥐라기층에서 생산된다. 들판에서 심심찮게 화석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선캄브리아기층이나 심성암류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 충청수영과 읍성
보령은 고려말 왜구의 침입이 잦았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충청수영이 설치되어 있었던 방어 요충이었다. 조선시대에 해안 방어 기지였던 수영은 전라도와 경상도에 각각 두 개씩이 있었고 충청도에 한 곳이 있었다. 이순신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직책을 처음 받았는데 그 삼도 수군에 바로 충청수영이 포함되어 있었다. 보령읍성와 남포읍성도 방어상의 요충이었던 증거이다. 보령현과 남포현은 튼튼한 읍성을 갖춘 해안에 가까운 읍치였다. 보령은 또한 토정 이지함을 낳은 한산이씨가를 비롯하여 여러 유명한 종족촌락이 세거를 했던 곳이다.
▣ 근대 교통로 발달과 중심 이동
일제 강점기 이후 경관 변화도 두드러진다. 신작로와 장항선 철도가 부설되면서 중심이 크게 이동하였다. 조선시대 중심지였던 보령현과 남포현이 있던 지역은 주포면과 남포면으로 중심성을 급격하게 잃은데 비해 대천역 일대가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였다.
▣ 2022년 보령 답사: 쥐라기 퇴적층이 만든 보령
이처럼 보령은 독특한 자연지리적 특성과 이에 못지않은 문화역사지리적 특성이 함께 있다. 둘 다 깊이 파볼만 한 가치가 있는 특성이다. 묶어서 하루에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넉넉치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질구조를 중심으로 자연환경 위주의 답사를 해볼까 한다.
▶ 주요 답사 주제
-지질구조와 지형: 명천폭포, 심원동 계곡, 보령댐, 석재가공
-석탄 산업: 남포선 철도, 냉풍욕장, 성주리 광산촌락
-빙하기와 간빙기 지형: 웅천 대창리 단구
▶ 주요 답사지
*명천폭포: 명천동 793-15에 주차하고 500m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함.
*남포선 철도: 명천동 산 65-2. 명천폭포 올라가는 길에 있음.
*의평리 냉풍욕장: 청라면 의평리 50-30
*심원동: 성주면 성주리 256-10
*성주4리 옛 광산촌: 성주면 성주리 265-1 일대
*보령댐: 미산면 용수리 746-13
*성동교: 웅천읍 성동리 1222.
*대창리 단구: 웅천읍 대창리 540-30.
▶ 답사 일정
명천폭포 앞(10:00) - 명천폭포(10:30) - 남포선 철도(11:00) - 의평리 냉풍욕장(11:30) - 성주1리(심원동, 12:30) - 점심(심원가든/934-9792) - 성주8리 옛 광산촌(14:00) - (효성조경석재/개화리) - 보령댐(14:40) - 성동교(동막산 절단면 관망점, 15:00) - 웅천 대창리 단구(15:30) - 16:00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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