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지리 시사자료

온난화로 가을 배추가 못 자란다

Geotopia 2021. 10. 24. 22:21

  올 가을 배추가 심상치 않다. 싹이 터서 자라기 시작할 무렵이던 9월초에 날씨가 몹시 더웠다. 배추에게는 더위가 쥐약이다. 그래서 여름 배추는 고랭지에서만 나온다. 우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보면 광복절 지나고 한여름 더위가 꺾이면 김장 배추 농사 준비가 시작되어 9월초에는 대부분 싹이 튼다. 일교차가 크고 맑은 가을 날씨가 건강한 김장 배추를 만든다. 그런데 올해는 10월초까지도 더웠다. 

 

 

  게다가 가을 내내 비가 자주 내렸다. 채소이므로 적당히 비가 내리면 나쁠 것이 없지만 구질구질 끊이지 않고 내리는 비는 병충·병균들에게 좋은 조건을 만들어줬다. 

 

  스러진 배추밭 옆 둑에서 콩을 걷고 있는 농부에게 물었더니 덥고 비가 많이 내린 가을 날씨 때문이라고 했다. 신농들이 대부분 김장배추로 뒤덮여 있는데 어느 밭 따질 것 없이 모두 배추가 주저앉고 있다. 지나 가면서 보는 내 맘이 저릿한데 농부 마음은 어떨까 싶다. 대책도 없는 안타까운 소리를 한참 주절대다가 왔다.

 

  온난화로 고랭지 배추 재배 지역이 자꾸 줄어든다고 하는데, 여름 배추를 심을 수 없게 된 고랭지에서는 이제 봄·가을 배추를 심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