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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은진송씨 유적: 소제동 구 시가지

Geotopia 2018. 3. 12. 00:12

■ 일제의 도시 계획으로 사라진 은진송씨 유적, 소제호


  대전역 동북쪽에 있는 소제동은 대동천이 마을을 가로 지른다. 둔치를 따라 곧게 뻗은 자전거 길을 달리는 사람, 낚시대를 드리우고 시간을 낚는 사람들이 많다. 직선상의 유로는 사람 손을 탔음을 나타낸다.

  100여 년 전 이곳에는 소제호(蘇堤湖)라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다. 이 일대는 송시열, 송준길 등 조선시대 기호학파의 거물들을 배출한 은진송씨 가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소제호는 송시열이 거처를 삼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소제호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다. '소제동'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남아 있지만 경관상으로는 호수의 자취가 전혀 남아있지 않다. 호수를 메운 자리로 하천이 지나가므로 그나마 자취라고 할 수도 있을까?

  일제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시를 조성했다. 주로 대전역을 중심으로 역전(서남쪽)의 양쪽으로 새롭게 시가지가 조성되었다. 이 일대는 일제 강점기 이전에는 큰 마을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의 세력과 마찰을 일으킬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1907년 일본인들이 소제호 옆에 신사를 세우면서 이 일대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먼저 신사를 보호 한다는 명분으로 신사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였다. 급기야 1927년에는 소제호를 매립하고 대동천 유로를 새로 만드는 대규모 공사를 벌였다. 당시 이 일대에는 대전천의 지류들이 남서쪽으로 흘러 경부선 철도를 지나 대전천에 합류하고 있었다. 일제는 이 지류들을 모두 통합하여 경부선 철도와 평행으로 흐르는 새로운 물길을 만들었다.


 [1919년 지형도. 소제호 주변에 대전천의 지류들이 서남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대동천 조성을 위한 도시 계획도 *자료: 대전근현대전시관]




[소제동 구시가지. 철도청 관사가 있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동천을 조성하고 만들어진 길이 '새둑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대동천. 낚시꾼은 옛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직한 손 맛에 취해있다.]


[근대문화유산 대전역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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