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리/기후

초가을 장마

Geotopia 2017. 8. 15. 23:01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김광석의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 가사는 사실 지리적으로는 잘 맞지 않는다.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은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장마철에도 비가 오락가락 하기는 해도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내리는 날은 드물다.

  그런데,

  여름의 끝자락에서 거의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2017년 8월 14일. 저녁에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저녁에는 그쳤으면 했는데 그예 밤까지 내렸다. 참 드문 날이었다. 물론 이날도 30여 분 정도 쉬었다가 내리기는 했다. 광복절인 15일까지도 오락가락 비가 내렸다.

 

  장마철도 아닌 여름날 장마가 무색할 만큼 비가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아래 일기도가 힌트를 준다. 아래 일기도를 보면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북쪽과 남쪽에 모두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전형적인 장마철 일기도다.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만들어냈던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기단이 확장되면서 약화되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간다. 그것이 여름이 끝날 무렵, 즉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내려오게 된다. 이때 비가 내리게 되는데 초여름 장마와 같은 원인으로 비가 내리기 때문에 비내리는 양상이 초여름 장마와 비슷하다.

 

  이름하여 '초가을 장마'다.

 

 

<2017.8.14. 일기도.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고기압이 선명하고 둘 사이에 전선이 발달한다.  *자료: 기상청>

 

 

 

 

 

 

<늦여름을 대표하는 꽃인 백일홍이 활짝 피었다. 2017.8.21>

 

 

<2017.8.20. 일기도. 1주일이 지난 이날도 비가 종일 오락가락했다. 초가을장마치고는 꽤 길다>

 

☞ 올 장마는 '엑스 맨'  http://blog.daum.net/lovegeo/67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