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인구&가옥&취락

정주간: 윤동주 생가

Geotopia 2017. 6. 7. 09:14

▶ '정주간' , 관북지방 전통가옥의 독특한 내부 공간


  '정주간'은 함경도 일대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가옥 내부 공간이다. 안방과 부엌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부뚜막과 방바닥이 이어져 있다. '이어져 있다'는 것은 둘을 구분하는 벽이 없다는 뜻이다. 보통 우리나라 전통가옥은 솥단지를 걸고 나면 여유 공간이 없을 만큼 부뚜막이 좁기 때문에 함경도 일대의 정주간은 독특하다.  '정주간'이라는 명칭은 부엌을 의미하는 '정지'에서 왔을 것이다. '정지'는 부엌을 의미하는 사투리로 경상도, 제주도 일대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전통가옥의 부엌 *Daum블로그 '청송의 향기'>


▶ 기후를 반영하는 가옥 구조


  가옥 구조는 대부분 기후를 반영한 결과이다. 관북지방에 이러한 가옥 구조가 나타나는 것은 겨울이 매우 춥기 때문이다. 전통 가옥에서 마루는 방 이외의 생활 공간으로 오늘날의 거실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건물의 외부에 있기 때문에 여름 이외의 계절에는 그다지 쓸모가 많지 않다. 특히 겨울이 춥고 긴 관북지방에서는 마루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다.

<전통가옥의 구조>



  정주간은 이러한 기후를 반영한 결과이다. 관북지방에서는 추운 계절이 길기 때문에 마루를 대신할 공간이 필요하다. 이 공간은 마루처럼 방 이외의 공간이어야 하며 어느 정도 외부의 기온을 차단하여 보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주간은 집 내부에 있다. 마루가 밖에 있는 것과 비교가 된다. 그리고 안방과 부엌 사이의 공간이므로 온돌이 깔려있다. 집 안에 있고 온돌이 깔려 있으므로 보온이 마루에 비해 잘 될 수밖에 없다.


▶ 윤동주 생가: 중국 땅에 있는 정주간이 있는 집


  시인 윤동주는 중국 지린성 룽징시에서 태어났다. 함경북도 두만강변에서 겨우 30여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함경북도에서 두만강을 넘으면 바로 룽징이다. 그의 증조부 윤재옥은 함경도에서 1886년 두만강을 건너 룽징(龍井) 개산툰진(開山屯鎭)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가 관북지방과 비슷한 지역이었으므로 원 거주지의 가옥구조가 그대로 이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의 집은 정주간이 있는 겹집으로 전형적인 관북형 구조를 하고 있다.


<윤동주 생가의 정주간. 정주간을 지나면 안방인데 방이 둘로 나뉜 겹집구조다>


<안방에서 바라본 반대쪽. 창고나 방아간, 외양간으로도 쓰인다>


<'田'字형의 겹집 구조>


<맨 끝방의 작은 창문. 열원인 아궁이에서 멀기 때문에 보온을 위해 작은 문을 달았다>


<뒤뜰>


<앞에는 마루가 있는데 남부 지역에 비해 작다>


<윤동주 생가 전경>


☞ 부끄럽지 않게 산다는 것, 영화 '동주'  http://blog.daum.net/lovegeo/67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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