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되어서 우리 땅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서해바다를 건너 단둥, 퉁화, 이도백하를 배로, 버스로, 기차로 사흘을 달려야만 갈 수 있는 길이다. 이 풍경이 낯이 익다는 것은 건너편 북한땅에서 찍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다.
천지는 장축의 지름이 5km에 달하는 큰 규모의 칼데라로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여 생긴 공동이 무너져 내려서 분화구가 커진 함몰칼데라이다.
<중국쪽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천지에서 흘러나와 쑹화강의 원류가 되는 장백폭포. 이 물은 이도백하를 거쳐 북쪽으로 흘러 쑹화강으로 합류한 다음 헤이룽강과 다시 합류하여 시베리아를 거쳐 태평양으로 유입한다. 손을 담그면 금새 닭살이 돋아 오래 담글 수가 없다. 천지 주변은 강수량이 많아 물이 마르지 않고 이처럼 큰 폭포를 만들었다.
<장백폭포>
<이도백하>
천지에서 발원하는 이도백하는 가스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포가 많이 발생하여 이런 흰빛을 띠게 되었다. 이런 白河가 백두산의 북쪽으로 여러개가 발달하는데 그중 두번째인 이도백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원시림 사이로 발달한 동북방향의 절리면을 따라 폭포와 협곡을 이루며 흘러 쑹화강으로 유입한다.
<깊은 절리면을 따라 흐르는 하천>
생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유년기 협곡들이 곳곳에 발달한다. 넓이는 큰 걸음으로 뛰어넘을 만한 협곡이지만 그 깊이는 아찔할 정도로 깊다. 절리, 또는 단층선을 따라 발달한 하곡이다.
분화구는 함몰로 만들어진 칼데라(Caldera)인데 산록부에서도 함몰, 또는 단층이 발생한 곳들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하삼림'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이 붙은 곳이다. 햇빛이 없는 지하에 숲이 발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과장이 가미된 이름이 맞지만 전혀 일리가 없는 이름은 아니다. 함몰로 내려앉은 곳에 삼림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미터 깊이로 내려앉은 함몰지는 상당한 폭과 길이를 자랑한다. 함몰지 주변에 발달하는 좁고 깊은 수직 절리들은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지하삼림 안내 표지판>
<함몰지에 형성된 지하삼림>
<지하삼림과 연결된 수직 절리>
<깊이가 상당하다>
<수직의 절벽은 함몰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지하삼림으로 흘러드는 하천>
<내부의 하천도 탄산가스로 인해 흰 빛을 띈다>
<정상 인근에는 식생이 자라지 못하고 테일러스 등 주빙하성 지형이 발달하는 곳도 있다>
<장백폭포를 통해 천지를 빠져나온 물이 헤이룽강으로 향하는 이도백하 상류. 하곡이 U자곡 형태를 하고 있다>
백두산은 역시 산의 아버지이다. 모든 산이 발 아래로 굽어 보인다. 백두산에서 북쪽으로 펼쳐진 너른 들판은 지린성의 쑹화강 유역이다. 먼 옛날 우리의 조상인 부여 사람들이 말 달리던 벌판이다. 왼쪽에 보이는 계곡이 장백폭포와 이도백하가 흘러내려가는 계곡으로 동북동 방향의 절리면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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