旌門村
백 석
주홍칠이 날은 旌門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孝子盧迪之之旌門’—몬지가 겹겹이 앉은 木刻의 額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字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어드는 아츰
구신은 없고 부헝이가 담벽을 띠쫗고 죽었다
기왓골에 배암이 푸르스름히 빛난 달밤이 있었다
아이들은 쪽재피같이 먼길을 돌았다
旌門집 가난이는 열 다섯에
늙은 말군한데 시집을 갔겄다
<사슴. 193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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