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스카이 라인은 중심부가 높고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가 이론적으로 정상적이다. 건물의 높이는 땅값에 좌우되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땅값이 비싼 중심가의 건물이 높고 이 건물들은 대부분 상업, 서비스 기능을 수행한다. 외곽 지역은 주로 주택가이며 대부분 낮은 단독 주택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특히 중소도시는 이런 규칙이 잘 맞지 않는다. 중심가 보다는 외곽에 높은 건물이 많이 있으며 이 건물들은 대부분이 아파트이다. 아파트는 한때 도시적 생활의 대명사와도 같은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보편적인 거주 공간이 되었다.
그 이유는
1. 도시의 역사가 길다.
기존 중심가는 수백 년의 역사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롭게 건축물을 세우고자 할 때 장애 요소가 많다. 그래서 기존의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중심가를 피해서 외곽에 주택가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2.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난히 아파트가 많다. 이촌향도가 한창이던 때에 도시의 높은 인구압을 수용하기 쉬운 방법이었다.
3. 건축 자본의 논리가 크게 개입하였다.
'개발'이 갑작스런 부동산 이익을 안겨주기 시작했던 때가 1970년대이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다 되었는데 그 관성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대부분 남아있다. 옛날 같은 대박 신화는 이제 사라졌지만 아직도 가끔씩 그런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환경은 대박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믿음을 퍼뜨리고 연장시키는 효과를 유발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건축자본이다. 지금도 과잉 공급되고 있는 아파트들을 팔아치우기 위해서는 이런 대박신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중소도시는 주택이 부족해서 공급된다기 보다는 과잉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주택 보급율은 104%(2018년)로 산술적으로는 100%를 넘는다. 주택 부족 문제가 대도시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지방 중소도시는 과잉 공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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