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차령~전의면 양곡리

차령~전의면 양곡리(II-1)

Geotopia 2014. 11. 14. 23:17

▶ 언제: 2014년 11월 8일, 09:50~14:50(5시간)

 

▶ 경로: 차령~국수봉~국사봉~양곡리 / 약 12km

 

▶ 지도상 경로와 지질

 

<*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PCEbgn 호상흑운모편마암, PCEggn 화강암질편마암, PCEpgn, Qa 4기충적층>

 

▶ 1년 반 만에 같은 경로를 가다 

 

  벌써 1년이 더 지났다니…

  2013년 2월, 그날이다. 대석이형 고향 친구분들과 함께 산행을 했던(☞ http://blog.daum.net/lovegeo/6780020 2013.2.14). 산행 후 기분이 엎 되어 일배일배우일배를 거듭한 끝에 눈길에 낙상하여 손목을 다쳤던 날. X-ray에도 안 나오는 그 부상으로 적어도 여섯 달은 손목이 시큰거렸던 기억이 이제 가물가물해지려고 한다.

 

  그 길을 월광 멤버들과 다시 가게되었다. 우리의 여덟 번 째 금북 종주 산행이다. 우리 월광의 금북 종주는 1년을 넘어 원래는 13번째가 되어야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이번이 여덟번 째이다. 매번 짧게는 10여km에서 길게는 15km안팎까지 느린 산행을 한 끝에 이제 겨우 전의면의 덕고개를 넘었다. 오늘은 그 다음 구간으로 원래는 전의면 원성리에서 종주가 이어져야 하지만 중간에 군부대가 있기 때문에 전의면 양곡리에서 출발하여 차령까지 가는 구간이다.  금북 경로상에 군부대를 통과하는 구간은 성거산에도 있다. 하지만 성거산은 군부대가 있는 정상 바로 옆으로 길이 나 있어서 산을 완전히 내려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 오늘 구간은 부대가 크기 때문에 정맥을 완전히 벗어 나서 긴 우회 구간을 가야만 한다.

 

<차령휴게소>

 

  한 번(옥정재~배티)을 제외하고는 모두 칠장산 방향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오는 방향을 탔지만 이번에는 반대쪽인 차령에서 거꾸로 가는 노선을 선택했다. 차령은 아무래도 택시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돌아오는 교통편을 생각해서 였다. 열 시가 조금 안 된, 약간 늦은 시간에 차령휴게소를 출발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차령휴게소가 무언가 새단장을 하는 것 같더니 이렇게 공사용 담장만 둘러쳐 있고 무슨 일이 도모 되고 있는 기색은 전혀 없다. 휴게소는 길 때문에 생긴 기능체이기 때문에 새 길이 나면서 그 역할이 소멸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부활을 시도한다면 획기적으로 다른 기능이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

 

<국도 23번 구 도로를 건너 오르막이 시작된다>

 

< 참나무류에서 공급된 낙엽이 풍성하게 덮여 있는 것이 금북의 특징이다. 보수성이 좋은 편마암산지인 것과 관련이 깊다>

 

<이 구간의 첫 번째 철탑이다. 철탑은 계속 금북을 따라 설치되어 있다>

 

<바로 앞의 철탑은 지나가지 않지만 뒤에 있는 철탑은 들렀다 간다>

 

<건너편 능선도 금북정맥이다. 종주가 불가능한 군부대 구간이다>

 

  능선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보이는 앞 산 역시 금북정맥이다. 두 산줄기의 가운데에는 천안시 광덕면 원덕리가 있고 원덕리의 남쪽(사진의 오른쪽)에서 곡교천이 발원한다. 우리가 가야할 금북정맥은 원덕리 남단까지 남동쪽으로 내려간 다음 거의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군부대 앞까지이다. 지금 서 있는 곳은 공주시와 천안시의 경계지역이고 건너편 능선은 세종시와 천안시의 경계이며, 가운데는 천안시이다. 한 곳에서 세 개 시·군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능선을 기준으로 활엽수림과 침엽수림이 갈라진다>

 

  드물게 소나무가 자라는 곳도 있다. 대체로 남사면에 소나무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 햇빛을 잘 받기 때문에 수분이 빨리 증발하는 남사면은 습기를 좋아하는 활엽수에게는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북사면은 습기가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활엽수에 적당하다. 위 사진에는 완전히 표현되지 못했지만 오른쪽(남서 사면)에는 소나무가 자생하고 왼쪽(북동 사면)에는 참나무류가 자생한다.

 

<두번째 철탑에서 길을 잃고 경사면을 내려 가는 중>

 

  구간 두 번째 철탑에서 지난 번 산행 때와 똑같이 길을 잃었다. 원래 금북은 철탑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무심코 넓은 길을 따라 철탑까지 올라갔다가 급경사면을 내려오게 된 것이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공주시 정안면 사현리 일대는 밤나무밭으로 유명하다. 이 구간에서는 사면 뿐만 아니라 능선까지 밤나무가 심어져 있다>

 

<무려 6만 평의 밤나무 농사를 짓고 있다는 노인을 만났다. 영농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매출의 반 정도 된다고 한다>

 

  산 속에서 혼자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겨울에 밤나무 가지를 잘라줘야 내년에 굵은 밤이 열리기 때문에 겨우내 나무를 잘라준다고 한다.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피식 웃는다. 집이 바로 아래인데 무서울 것이 뭐냔다. 혼자서 이 일을 다 하시냐고 물었더니 경운기로 올라오고 쉬엄쉬엄 하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보통 일이 아니다. 아마도 즐기면서 일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려 6만 평이나 되는 대 농장인데 겨우내 쉬엄쉬엄 운동 삼아 하지 않는다면 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연 매출이 1억4천 정도 된다는데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품값을 버는 것이다.

  건너편 능선 아래가 양곡리가 맞는지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단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우리 지리학도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문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니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닫는다. 수 십 년을 이곳에 살면서도 그 건너 마을에 대해서는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土山이기 때문에 노출된 암괴를 만나기가 어렵다>

 

<계절을 구분 못하는 진달래가 피었다>

 

<국수봉. 금북능선의 아래쪽에 철탑이 서있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금북의 편마암 산지 구간에서는 이런 암괴를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 컷 찍어보았다>

 

<구간 최고봉인 420봉 아래로는 블록스트림이 발달한다. 420봉의 북쪽 사면>

 

블록스트림(Block stream) http://blog.daum.net/lovegeo/6779843

 

<420봉의 남쪽 사면에서도 블록스트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젠 거의 흙에 덮여 가고 있다>

 

<지난 번 산행 때 점심을 먹었던 딱따구리 구멍이 있는 나무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을 시간이 좀 일러서 그냥 통과했다>

 

<껍질이 벗겨진 부분이 마치 무언가를 지켜보는 눈처럼 생긴 소나무>

 

<계곡의 사면 경사는 급한 편이지만 낙엽들이 두껍게 쌓여 있어서 땅이 부드러워 보인다>

 

<드디어 국사봉. 구간 최남단에 있다. 멀리 지나온 금북 능선이 보인다>

 

<화질과 날씨 때문에 정확히 잡지는 못했지만 금북능선 뒤로 광덕산, 망경산, 태학산이 모두 보인다>

 

<이 사진이 좀 나으려나? 지난 번 산행 때 찍었던 묵은 사진을 꺼내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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