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여행기&답사자료/홍콩·싱가폴

홍콩에 도착하기까지

Geotopia 2014. 9. 6. 12:53

▶첫째 날 일정 : 천안출발(06:25, KTX)-인천공항 도착(08:00)-인천 출발(10:40)-타이완 상공 통과(13:40)-홍콩 도착(13:45, 현지 시간)-공항 출발(15:00)-호텔 도착(16:05)-호텔 출발(16:55)-차이나페리터미널(17:30)-하버투어(18:55)-Symphony of Light(20:00)-저녁 식사(HingFat 興發, 20:50)   * 이 글의 내용은 빨간 글씨까지 입니다.

 

☞전체 일정(여행자료): http://blog.daum.net/lovegeo/6780396

 

열차가 좋은 점은 定時性

 

  인천공항 가는 길에 KTX를 처음 타보았다. 버스(15,700)에 비해 요금이 9천 원 정도 비싸지만(24,600) 운행 시간은 35분이나 적게 걸린다. KTX 노선은 서울역까지 갔다가 공항철도 노선을 타고 가기 때문에 버스에 비해 약간 외돌아서 가는 노선이지만 시간이 덜 걸리는 것이다.

  우선 고속철도의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겠지만 버스는 교통체증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사실 아침 시간대의 인천공항행 버스는 정해진 시간인 2시간10분보다는 적게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도로교통의 특성상 교통체증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낙관하기가 힘들다. 인천을 통과하는 시간이 여덟시에서 여덟시 반 정도면 러시아워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교통이 혼잡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철도교통은 定時性이 특징이므로 교통체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생각지도 못했던 인천공항행 KTX를 타게 된 스토리

 

  내가 알아서 한 것이 아니라 동서 형님이 열차표를 끊어주시고 예매했던 버스표 반납까지 해주신 덕분이었다. 당사자인 나도 자꾸 구체적 시간을 까먹는 여행 일정을 형님은 줄줄 꿰고 계시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KTX표를 예매해 놓으셨다. 우린 6:10 출발하는 버스표를 이미 끊어 둔 상태였다. 사실 6:30경에 출발하면 좋은데 버스표 예매를 좀 늦게 하는 바람에 표를 못 사서 하는 수 없이 좀 이른 시간 버스표를 구해뒀었다. 그냥 버스로 가겠다고 해도 아침에 15분이면 어디냐며 막무가내이신데다 인터넷을 얼마나 능란하게 다루시는지 벌써 시외버스 사이트에 접속해 놓고 취소하게 빨랑 카드번호를 대라신다. 6:25에 출발해서 8:00에 도착하니 버스보다 늦게 출발하고 일찍 도착하는 호강을 누릴 수 있다. 훨씬 몸과 마음이 편안한 방법이 분명하니 버스로 가겠다는 입에 발린 소리와는 달리 벌써 마음 한구석에서 오케이 사인이 나온다. 게다가 월요일 아침이라서 일찍 출근해야 한다면서 역까지 배달 서비스까지 해주셨으니! 이 웬수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맛난 술로 갚겠다고 호언을 했는데 결국 술을 한 병도 못 사오고 말았다.

 

외국항공사 비행기가 불편한 점

 

  Cathay Pacific은 외국 항공사이므로 인천공항의 탑승동을 이용해야 한다. 외국 항공사 항공기는 모두 본관에서 티켓팅을 한 다음 모노레일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본관동은 우리나라의 두 항공사만이 이용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목요연해서 좋은데 외국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총 수속 시간이 많이 걸려서 불편할 테니까. 우리 입장에서도 오늘처럼 외국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에는 약간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게이트를 배분하는 방식은 공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어쨌든 모노레일을 이용해서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제 규모가 큰 국제공항에서는 대세인 것 같다. 탑승동(123게이트)에서는 본관을 건너다 볼 수 있는데 오른쪽으로 아시아나 주기장이, 왼쪽으로 대한항공 주기장이 보인다. 탑승동은 가운데에 통로가 있고 양쪽으로 게이트가 배치되어 있는데 반대쪽(124게이트)에서는 관제탑과 활주로를 볼 수 있다. 본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으로 시간 여유가 있어서 찬찬하게 볼 수가 있다. 단독 여행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제서야 그 구조와 시스템이 완전하게 그려진다. 자기 주도성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적잖이 이곳을 이용했지만 항상 누군가에게 의존해도 됐으므로 구조와 시스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큰아들 건이는 혼자서 캐나다를 다녀왔으니 큰 경험을 한 것이 분명하다.

 

<탑승대기중인 CX417. 뒷편으로 본관동 아시아나주기장(사진 오른쪽)과 대한항공주기장(사진 왼쪽)이 보인다>

 

 

인천공항이 더 크기 위한 조건

 

  http://blog.daum.net/lovegeo/6780407 (인천공항의 발전과 통일)

 

비행기의 왼쪽과 오른쪽 좌석을 구별하는 방법

 

  비행기 표를 끊을 때는 항상 ‘Window side’를 요청하지만 오른쪽, 왼쪽을 구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반드시 오른쪽에 앉아야만 아시아 대륙을 보면서 날아갈 수 있다. 48A, 48B. 창가 좌석인 것은 분명하니 잘 잡았다! A 사이드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오른쪽을 달라고 했고 왼쪽인지, 오른쪽인지에 대하여 창구 직원이 별다른 얘기가 없었으므로 당연히 오른쪽 자리를 받았거니 했다.

  결론은?

  비행기 좌석 번호는 왼쪽부터 A, B, C순이라는 것을 이번에 새겨두었다. 게다가,

  날개 정중앙이다. 헐 이게 뭐람ㅠㅠ, 내내 바다만 볼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 그나마 날개에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비행기 날개가 이렇게 넓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나중에 주변 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미리 티켓팅을 하고 좌석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어째 여태 그걸 몰랐단 말인가! 이래서 三人行 必有我師焉’, 주변에서 자꾸 구하다 보면 대책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좌석을 확인해보는 사이트도 있다(http://www.seatguru.com/).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면 날개를 피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비행기 날개가 이렇게 넓다니ㅠㅠ 그래도 이륙전에는 땅 위의 풍경이 보인다>

 

  날개 앞, 뒤로 손바닥 반만큼 보이는 풍경을 억지로 내다보려니 치사할 지경이다. 그래도 쪼가리 풍경이나마 자꾸 밖을 내다보는 것은 지리학도의 불치의 직업병이다. 모니터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악조건(?) 속에서도 몇 개 정보를 확인할 수는 있다.

 

<이륙 후에 비행기가 남쪽으로 선회를 하느라 기체가 기울어지니까 요만큼 보인다>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동안에는 계속 육지로 간다. 제주도 서쪽을 통과하여 계속 남진하는데 태풍 할롱의 영향인지 남해부터는 짙은 구름이 뒤덮여 있다. 구름은 상하이 앞바다에도 변함이 없다. 어차피 바깥 풍경을 보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전망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하이를 지나면서 서서히 구름이 엷어지기 시작한다. !

<따뜻한 밥이 나와서 좋다. 외국 비행기에서 이런 기내식을 먹기가 쉽지 않았는데>

 

  상하이를 지날 때 쯤 기내식이 나오는데 바깥 구경을 포기하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어차피 안보이니까. 식사를 끝내고 밖을 보니 한 줄로 늘어선 섬들이 계속 보인다. 오키나와 제도인 것 같다. 판의 충돌대에 형성된 호상열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더 내려가면 영토분쟁으로 유명한 센카쿠(다오위다오)가 나타날 것이다. 물론 육안으로 알아보기는 어렵겠지만.

 

<오끼나와제도? 날개 너머로 정말 '눈꼽만큼' 보인다. 그나마 멀리 있어서 이만큼이라도 보이는 것이다. 바로 아래 쪽은 전혀 볼 수 없다>

 

  식곤증으로 설핏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타이완을 지난다. 하지만 구름이 많이 낀데다 타이완 바로 상공이어서 날개가 완전히 시야를 가린다. 긴가 민가 싶은 산들이 보이는 둥 마는 둥 한다. 타이완을 지나면서부터는 구름바다와 중간 중간 망망대해 바다만 보인다. 편안히 잠이나 자야겠다.

 

<구름 사이로 긴가민가 싶게 보이는 타이완(최대 확대). 모니터에 위치가 표시되어 애써 찾았기 때문에 타이완인줄 알지 거의 구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