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산토끼?

Geotopia 2014. 6. 23. 17:33

  산토끼의 반대말은?

  집토끼?, 들 토끼?, 알칼리 토끼?, 죽은 토끼?…

  정답은 애완용 토끼^^

 

  뒷산을 산책하다가 토끼를 만났다. 산책로 중간에 있는 벤취 아래로 지나가는 것이 얼핏 보여서 얼른 카메라 스위치를 켰다. 마침 카메라를 들고 있었으므로. 별 기대를 안하고 살금살금 다가갔더니 의외로 녀석이 벤취 근처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닌가! 렌즈를 들이대도 조금 물러설 뿐 크게 경계를 하지 않는다. 한동안 벤취에 앉아서 요리조리 사진을 찍어도 태연하게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이 어째 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이 녀석은 토종 산토끼가 아니다. 진한 갈색에 귀랑 코 부분은 새까만 것이 회갈색에 가까운 산토끼와는 모습이 다르다. 무엇보다 토끼의 상징인 빨간 눈이 아니라 포도알 같은 검은 눈이다. 산토끼가 아니고 버려진 애완용 토끼인 것 같다. 손을 내밀어서 오라고 불러봤더니 가까이 오지는 않지만 도망도 가지 않는 것이 틀림없이 사람의 손을 탄 적이 있는 애완용 토끼이다. 누가 이 산에 방생을 한 것이다. 지금은 먹이가 풍부한 계절이라서 그냥저냥 살아남겠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이 야생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애완용 동물들이 늘어나면서 비례해서 유기되는 동물들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여의도 공원에는 버려진 토끼들이 치킨 찌꺼기를 먹는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도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하니 초식인 토끼가 육식까지 하는 것이다.

  생명은 놀잇감이어서는 안될 것 같다. 일단 집에 들이면 식구와 똑같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예쁠 때만 귀여워해 줄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라 고락을 함께 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