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중국 정부는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 방공식별구역[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防空識別區域]이란 국가 방공상 필요가 있을 때 설정하는 공중 영역으로 해당국가의 방공부대는 담당 방위구역에 침입하는 타국의 공군전력을 식별하여 사전 통보 없이 이를 강제 착륙시키거나 영역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국가의 ADIZ 내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비행계획을 해당 국가에 제출하고 위치 통보 등 정해진 비행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국제법상의 구속력은 약하다. 즉, 미국의 주장에 따르면(이번 사태에 대한 존 케리 미 국방장관의 비판) 자국의 영공을 향하는 타국의 공군전력 만이 신고 의무를 지닐 뿐 그냥 통과만 하는 것은 자유로운 것이 관례라고 한다.
이번에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은 다분히 일본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다오위다오(센카쿠) 열도를 두고 둘 간에 긴장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다오위다오를 자국의 영토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일본이 선포한 일본의 방공식별구역과 상당 부분이 겹친다. 이 와중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과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이 일부(폭 20km, 길이 115km) 겹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일본과 미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 역시 중국에 조정을 요청하였고 우리의 요구를 중국이 공식적으로 거부하였다.
<*출처: 국제신문, 2013.11.25>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이다. 이어도 과학기지는 제주도 남쪽 149km지점에 있는 최저 수심 4.6m의 암초(국제명 소코트라암초(Socotra rock): 1901년 중국과 일본을 오가던 영국 선적 화물선 소코트라호가 이 암초에 걸려 좌초된 이후 붙여진 이름)에 세워진 기지로 2003년에 설치되었다. 우리나라 영해선 밖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우리의 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해상에서 여러가지 해양 관련 실험을 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그 의미가 크다. 일본이나 중국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도 있는 시설이지만 공해상이고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기 때문에 설치과정이나 이후 운용과정에서 특별히 문제를 삼지는 않았다. 영역의 문제가 아니고 EEZ(배타적경제수역)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이어도'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진 것일까? 이어도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섬이다. '이상향', 또는 '저승'의 의미로 쓰이는데 전설에 따르면 제주도 먼 남쪽에 있고 거센 풍랑이 불면 나타나는 섬이다. 나름 과학적으로 추측해보면 최저 수심이 4.6m에 불과하므로 파도가 크게 일면 그 정상 부분이 잠깐씩 수면위로 드러나는 순간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풍랑을 만나 사활을 다투던 어부들이 섬으로 인식하고 다가갔다가 화를 입곤 했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이어도 상공이 이전부터 일본의 항공식별구역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일까?
우리나라의 항공식별구역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미국에 의해 임의로 설정되었으며 이 때 이어도 상공은 우리의 항공식별구역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이후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사이에 1969년 일본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 상공을 포함시켰다. 따라서 우리나라 공군기가 이어도 상공을 초계비행을 하려면 사전에 일본 당국에 신고를 해왔다.
※ 우리나라의 후속 조처: 2013.12. 8일 이어도 상공까지 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면서 이어도 상공은 한·중·일 3국 모두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위치하게 됐다.
☞이 블로그의 관련 글 링크 http://blog.daum.net/lovegeo/6780301 (정부, 방공식별구역 확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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