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음식문화

죽엽청주(竹葉靑酒)

Geotopia 2013. 9. 28. 13:30

  중국 술의 대명사는 고량주이다. 고량(膏粱)은 수수의 일종으로 주로 화북이나 둥베이 일대에서 많이 생산된다. 그러나 기후 적응력이 강한 작물이기 때문에 중국의 중남부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어서 중국의 대표적인 술의 원료가 되었다.

  그런데 중국은 땅이 넓고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다보니 술의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하다. 주 원료는 고량이 많지만 쌀 등 기타 곡물들도 많이 이용되며 특히 다양한 초근목피(草根木皮)가 첨가물로 사용이 된다. 따라서 매우 다양한 종류의 술이 생산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죽엽청주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술 가운데 손꼽히는 약주(藥味酒)로 다양한 약재를 섞어 특유의 맛을 내는 중국의 대표 명주 가운데 하나이다. 약미주는 말 그대로 약 맛을 내는 술인데 증류주나 발효주에 다양한 약재를 섞어서 맛을 내는 술이다. 약미주와 함께 중국의 술은 백주(白酒: 곡물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 우리나라에서는 소주(燒酎)로 부른다), 황주(黃酒: 발효시킨 상태에서 증류하지 않고 거른 술. 우리나라의 동동주)로 크게 구분이 된다.  

  죽엽청주의 주 원료는 고량이며 고량으로 빚은 증류주에 대나무잎을 비롯한 다양한 약재를 섞어서 만든다. 술의 색은 푸른 빛의 대나무잎 색깔을 띠며 맛도 대나무(죽순) 맛에 가까운 맛을 낸다.

  죽엽청주의 주산지는 산시(山西)성으로 황하의 북쪽 내륙지방이다. 고대로부터 중국에서 신성시 되었던 타이샨(泰山)의 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동부 평야지대와 중부 고원지대의 연결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일대는 기온이 비교적 낮고 강수량이 적어 벼농사에는 적합하기 않은 지역이다. 따라서 밭작물인 고량이 주 원료로 사용이 된다. 한편 대나무는 온대의 지표종으로 중국의 화북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 식물이다. 산시성은 냉대와 온대의 경계 지역에 위치하여 남부 지역은 대나무가 자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량과 대나무가 모두 생산되는 지역이므로 이를 원료로 술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산둥성 쓰다오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죽엽청주, 201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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