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리/기후

녹차의 동해를 방지하는 바람개비

Geotopia 2013. 6. 2. 17:22

  난대성 작물인 차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겨울 추위이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차는 빠르게 얼어죽고 만다. 인도에서 중국 화남까지 주로 열대와 아열대에서 재배되는 작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이 그 재배 한계선이다. 전통적으로 남해안이 유명한 주산지였지만 최근에는 기후 조건이 더 좋은 제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제주의 1월달 공식 평균 기온은 약 6℃이므로 제주에서는 차가 얼어죽을 일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럴까?

  제주의 저지대와는 달리 고도가 높은 한라산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면 공기의 무게가 증가하여 차가운 공기가 천천히 저지대로 흘러 내려온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육지의 침식분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기온 역전 현상과 비교할 만 하다. 바람이 약한 겨울 밤에 소리없이 내려오는 이런 공기의 흐름을 제주에서는 ''이라 한다. 소리 없이 불어 내려오는 이 바람은 북서풍을 막기 위해 조성한 방풍림에 갖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차 밭에 이 바람이 불어 오면 인공적으로 공기를 흔들어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해안 인근 저지대의 정상적인 공기는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바닥에 깔린 차가운 공기를 인위적으로 흔들어 주면 차가 얼어죽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녹차 밭에 설치된 바람개비는 유사시에 동해를 막기 위한 시설이다.

  

 <차 밭에 설치된 바람개비  *제주 '오설록'>

 

<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방풍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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