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지역 정체성&지명

마약주-익산의 술

Geotopia 2012. 12. 31. 06:43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는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역사적 사실과 상품을 연결시키는 방법도 많이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객관적 사실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설화나 전설 수준의 역사적 에피소드도 상품화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익산의 마약주는 이름이 언뜻 마약(魔藥)이 떠오르는 약간은 위험한 어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은 백제 무왕의 아명이었던 서동(薯童)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薯'의 뜻인 '마'에서 따 온 이름이다. 익산은 전통적으로 마의 생산지로 특별히 유명한 곳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마는 전국의 어느 곳에서나 특별한 기후적 제약 없이 잘 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왕이 어린 시절에 익산 부근에서 마를 팔아서 생활했다고 전해지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기반하여 '익산 마'가 상품화 되기에 이른 것이다. 익산의 마는 약주 뿐만 아니라 '마약삼각주먹밥', '마약쨈', '마약라면' 등 다양한 상품들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마약'의 '위험한 어감'은 어떻게 보면 노이즈 마케팅 전략의 일종으로 보이기도 한다. 일단은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데 매우 매력적(?)인 이름이기 때문이다. 마약주의 수식어구로 씌여 있는 '美親사랑' 역시 음과 뜻이 다른 다중적 의미의 어구로 이런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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