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백산, 서면 죽산'
갑오농민전쟁 당시에 백산에 모인 농민군의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호남평야의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은 백산은 해발고도가 겨우 48.3m에 불과하지만 어엿하게 '山'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산은 절대적인 해발고도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높이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부안군 백산면 용계리에 위치한 이 산은 1894년 갑오농민전쟁 당시에 이 일대의 농민들이 모여서 창의(倡義)를 했던 곳이다. 북쪽으로 흐르는 동진강 상류에 만석보를 막고 수세 명목으로 탐학을 자행하던 고부군수 조병갑에 대한 반발이 농민 전쟁의 출발이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인 호남평야 한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해발고도는 낮지만 주변 평야에서는 모두 볼 수 있는 분명한 산이다. 강원도의 천 몇백미터 산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상대적 고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백산은 화강암 풍화지역 가운데에 위치한 화강암산지로 풍화에 견디고 남은 화강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인 호남평야는 오랜 세월 동안 침식을 받아 평탄해진 땅이다. 이곳을 흐르는 만경강, 동진강은 범람원을 만들어 놓았고 하구 주변은 일제 강점기 이래로 꾸준히 이루어진 간척으로 평야가 더욱 확대되었다.
<평야에서 바라본 백산>
<백산에서 바라 본 호남평야 풍경이다. 백산에서 서북쪽, 대략 동진강 하구에 위치한 계화도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