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4, 즉 3개월 정도만 가동하는 발전소가 있다?
그러고도 존속을 할 수가 있을까?
있다. 물론 존속이 가능하니까 있는 것이다. 양수발전소 이야기다.
왜?
양수발전소는 상시 발전을 하는 시설이 아니라 비상 전력 공급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수발전소인 무주양수발전소를 가보자. 무주양수발전소는 전북 무주군 적상산에 있다. 적상산의 동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무주호는 하부댐이며 상부댐은 적상산의 정상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상부저수지는 해발 860m의 적상호(산정호)이며 하부저수지인 무주호의 해발고도는 약 300m이다. 하부댐 옆 지하에 설치된 발전소는 지표로 부터 약 86m, 최저층 해발고도는 약 2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모는 폭 21m, 길이 98m, 높이 49m로 30평 아파트 약 400세대가 들어설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갖고 있다. 무주양수발전소는 삼천포화력, 영흥화력, 영동화력, 여수화력, 분당복합, 예천양수발전소와 함께 ‘한국남동발전(주)’에 속한 발전소이다.
양수발전소의 입지조건은 낙차를 확보할 수 있는 산이 있어야 하며, 산의 정상에 분지가 형성되어 상부저수지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산이 터널을 굴착할 수 있도록 암반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적상산은 이런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산이어서 양수발전소가 입지할 수 있게 되었다.
상부저수지와 하부저수지 사이에는 직경 약 5m의 수직 도수 터널이 있어 양수와 발전시 물이 이동하고 있고 최대 발전 가능시간은 약 7시간이다. 연간 가동시간은 약 3개월 정도이며, 주로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철과 겨울철에 비상전력으로 이용되고 있다.
양수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약 70% 정도로 양수를 위해 투여한 에너지가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량보다 많다. 따라서 상시전력 공급용보다는 비상전력 공급용으로 이용된다. 야간에 남는 전기를 이용하여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는 일종의 축전장치와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다. 장점은 강수량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부댐은 하천을 막아서 담수를 하기보다는 하부댐의 물을 양수하여 저수량을 확보한다. 무주댐의 경우 강수가 전혀 없다고 해도 하부댐의 저수량만으로 5년을 가동할 수 있다.
양수발전소는 하부댐 수면의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면 위쪽에 건설하는 것과 달리 건설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유는 양수기능 때문이다. 즉, 발전기의 터빈은 발전기와 양수기의 역할을 겸하는데, 발전시에는 터빈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반대로 양수시에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물을 상부댐으로 퍼올리게 된다. 이 때 터빈의 아래쪽, 즉 양수기의 실린더 부분에 물이 채워져 있어야만 양수기가 작동을 한다. 그런데 그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양수시마다 매번 물을 실린더에 채우려면 많은 시간과 전기가 소모된다. 실린더 부분이 수면보다 아래에 위치하면 별도의 동력 없이 항상 물을 채워놓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는 것이다.
상부댐은 발전이 끝나면 바로 물을 채워놓기 때문에 양수발전소의 장점은 발전기를 작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보통 화력발전소의 가동 준비시간이 17시간, 원자력발전소의 준비시간이 48시간 정도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비상전력으로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발전소의 경제적 수지는 심야전기 사용료와 낮시간의 전기가격 간의 차이로 맞춘다. 예를 들면 심야전기 가격은 약 50원/kwh(2009년 1월 답사 당시 가격)이며 생산된 전기의 판매가격은 약 70원/kwh 정도이기 때문에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한다. 만약 한국전력이 여러 개의 회사로 분리가 되어 있지 않고 예전처럼 통합되어 있다면 이런 수지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무주양수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주로 대구와 대전에 공급되고 있다. 최대 발전량인 60만kw/h는 전라북도 전체 수요의 약 30%에 육박하는 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수 발전소:청평양수발전소(20만kW×2, 한국남부발전(주)), 삼랑진양수발전소(30만kW×2, 한국서부발전(주)), 무주양수발전소(30만kW×2), 산청양수발전소(35만kW×2, 한국동서발전(주)), 양양양수발전소(25만kW×4, 한국중부발전(주)), 청송양수발전소(30만KW×2, 한국서부발전(주)), 예천양수발전소(40만KW×2)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에 있는 터빈으로 낙하시키는 도수터널 공사를 위해 터널 중간 부분과 연결되는 터널을 뚫었다. 이 터널은 작업용 터널이었으므로 발전소 건설이 끝난 후에는 그 용도가 끝이 났다. 그 터널을 지금은 무주의 특산물인 머루와인 생산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인문지리 > 광업&공업&에너지자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연가스는 왜 오염물질 배출이 적을까? (0) | 2024.05.29 |
---|---|
담양 죽제품-전통공업 (0) | 2015.06.08 |
[동영상]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이란? (0) | 2014.09.20 |
풍력발전-경주 조양산 (0) | 2014.07.31 |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누가 하나? : 민영화의 그림자 (0) | 2014.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