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의 지리환경/배방산

달집

Geotopia 2017. 2. 7. 18:25

  오랫만에 배방산에 올랐다. 어떻게 하다보니 얼추 한 달 만에 온 것 같다. 주차장에 커다란 달집이 세워져 있다. 정월대보름날 태우려고 절에서 세운 모양이다.


<달집>


  오랫만에 왔으니 일탈을 해본다. 지난 봄에 한 번 가보고 근 일 년 만에 이 코스를 가본다. 풀이 자라고 나뭇잎이 피기 시작하면 갈 수가 없는 코스다. 잡풀이 없는 겨울이지만 길이 없으니 잔 가지들이 성가시다. 가다 보니 능선에 암괴가 드러나 있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는 편마암이다. 표면 일부가 박리로 계란 껍질 마냥 떨어져 나갔다. 지질도상으로 이 일대는 모두 반상화강암 지대인데 뭘까? 주변의 암석과는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 편마암이라고 단정할 자신이 없다.


<편마암처럼 생겼는데 이 일대는 반상화강암 지대이니…>


<이 능선을 올라가서 저 앞의 능선과 합류해야 한다. 거기 부터는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를 만나 올라가다 보면 석영 암괴를 볼 수 있다. 석영 암괴는 화강암 지대에서 가끔 발견이 된다. 풍화에 강한 석영은 화강암이 풍화될 때 입자상으로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석영으로만 이루어진 커다란 덩어리는 보기 어렵다. 


<석영암괴>


  해발 361m에 불과하지만 기온의 수직분포가 나타난다. 정상 주변에는 눈이 녹지 않았고 응달쪽 등산로에는 눈이 얼어붙어서 빙판이 된 곳도 있다. 햇볕이 닿는 곳은 먼저 녹아서 질퍽한 진창이 된 곳도 있다.


<정상. 그늘에는 눈이 남아 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은 진창이 되었다>


  사소한 실수가 많은 사람에게 큰 오개념을 심어줄 수도 있다. 광덕산 남록에서 발원한 곡교천이 광덕, 풍세를 거쳐 온양을 지나 삽교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 주변에 범람원이 발달하여 너른 평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배방산 정상 안내판에 그 평야를 '풍세, 온양, 삽교로 이어지는 드넓은 평야'로 표현했다. '삽교'는 '삽교천'의 오기가 틀림이 없어 보인다. 곡교천과 삽교천의 합류지점에서 삽교까지는 직선 거리로 20km를 더 올라가야 한다. 단 한 자, '천'字가 빠졌지만 큰 오개념이다. 혹시 이 지역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온양 옆에 삽교가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배방산 정상의 안내판. 시민을 위한 서비스가 오개념을 선사할 수도 있다>


  서북쪽으로 하산길을 잡았더니 길이 보통이 아니다. 방구석에만 있었으니 이런 사태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고, 당연히 아이젠을 챙기지 못했다. 엉금엉금 게걸음, 노친네 걸음으로 내려왔다.


<눈이 녹으면서 얼어서 빙판이 되었다. 한동안은 녹지 않을 것 같다>


<눈이 살짝 녹으면서 배방산 백팔탑이 잘 드러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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