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의 지리환경/배방산

등산로에 계단을 놓는 방법

Geotopia 2016. 7. 27. 00:21

  등산로에 돌이나 나무로 만든 계단을 흔히 볼 수 있다. 만드는 과정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전부터 그냥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시설물이 '그냥 있었을' 리가 없다. 누군가는 재료를 산으로 옮겨서 비탈을 다듬고 돌이나 나무를 판판하게 대어 계단을 만들었다. 덕분에 편안하게 등산을 할 수 있고, 산비탈이 빗물에 쓸려 나가는 것을 어느정도는 막을 수 있다.

  무거운 재료를 어떻게 능선, 심지어는 정상까지 운반할까? 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해본다. 헬리곱터로 싣고 오지 않을까? 여럿이 얘기하다 보면 한 사람 쯤은 꼭 헬기 얘기를 한다.

  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사람의 힘으로 운반을 한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커다란 재료는 다른 방법을 동원하겠지만 등산로를 만드는 돌, 침목, 난간 기둥, 난간 용 로프 등은 사람의 힘으로 운반을 한다.

  무릎이 안 좋아서 망설이다가 실험 삼아 길을 나섰다. 가까이 2주 정도 산에 오르지 못해서 약간의 송신증도 났었다. 덕분에 등산로 계단 공사 현장을 만나게 되었다. 오늘도 무릎 핑계대고 길을 나서지 않았다면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철도 침목처럼 생긴 방부목을 직접 지게에 지고 올라간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대여섯 명이 지게에 침목을 하나씩 얹고 산을 오르고 있다. 더운 날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추월하려면 미안할 것 같아 약간 늦게 걷기는 했지만 지게를 지고 올라가는 이들의 걸음이 손바닥만한 배낭 하나 멘 나와 엇비슷하다. 하지만 아무리 장사라고 해도 단숨에 산을 오르기는 어려우므로 구간을 여러 개로 짧게 끊어서 중간 중간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 틈에 팀을 추월하게 되었다.

  '수고하신다'는 상투적 인사라도 해야 미안한 마음이 덜어질 것 같다. 지게를 세운 한 사람이 '좋은 산행 하시라'고 말을 받는다.


  "정상까지 가시나요?"

  "아뇨. 저기 백조아파트로 가는 등산로 갈라지는 곳, 마사토 때문에 미끄러운 곳까지 갑니다"

  "근데, 그 나무 토막 하나가 무게가 얼마나 나가요?"

  "한 40~50kg 정도 나갑니다"

  "네… 여튼 고맙습니다. 그럼 수고들 하세요~"

 

<이렇게 받침용 나무 토막을 하나씩 등에 지고 산에 오른다>


  계단 나무 토막 하나도 함부로 할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감사의 기도까지는 아니어도 항상 고마워 하는 마음은 가지고 산행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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