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비룡산 갈림길~성요셉요양원

비룡산 갈림길~성요셉요양원(Ⅰ)

Geotopia 2014. 9. 17. 14:20

답사일 : 2014.9.14(일) 09:00~12:40

 

코스: 낙양사앞(전의면 유천리)-소정리/유천리 갈림길-전망대(소정면 대곡리 KTX노선 조망점)-밤나무 농장(소정면 대곡리 절골)-비룡산 갈림길(이날의 금북정맥 시작 지점)-전의산연수원-세종에머슨CC-덕고개(1번국도)-성요셉요양원(탄약창) / 이동 거리 약 8km     * 이 글은 빨간 글씨 부분 까지

  

<GPS자료>

 

<전체 경로 / 금북정맥은 지도의 '갈림길' 부터임  *원도: Daum지도(편집)>

 

 

특이한 코스를 타게 된 사연

 

  칠장산에서 시작한 산행이 1년이 다 되어 간다. 작년 10월에 시작했으니 달 수로는 꼭 12달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빼먹은 달이 얼추 반이 다되어 이번 달이 일곱 번째 금북산행이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지난 달 산행의 보강 산행이다. 원래 여섯 번째 산행에서 이 구간을 주파했어야 했지만 '갈림길(위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에서 길을 놓치는 바람에 보강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매번 산행에서 한 두번 길을 잃었지만 이번 처럼 완벽하게 다른 길로 빠져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길을 잃었음을 알게 된 순간 되돌아 가야만 하는데 지난 번에는 지쳐서 알고도 돌아가질 못했다. 다시 그 길을 되짚어 가다보니 지난 번에 어려워도 돌아갈걸 그랬다 싶다.

  보강 산행이다 보니 가능하면 이동 거리를 줄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전의면 유천리 어천 마을의 낙양사까지 차로 들어간 다음, 거기서 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어떻게 코스를 짜도 명쾌하지 않은데 그나마 조금 수월하게 가는 방법은 도착 후 택시 접근성을 고려할 때 이 코스가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산행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호흡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왜 이런 생각이 항상 드는 것인지 여전히 알 수가 없다.

 

<낙양사 앞에서 출발 전 인증샷>

 

<들깨밭을 지나 경사로에 들어선다>

 

<조망점에서 바라본 소정면 대곡리. KTX노선과 멀리 천안시내가 보인다>

 

<대곡리 절골의 밤나무밭. 사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고려산(307m)이고 왼쪽으로 두 번째 높은 봉우리는 흑성산이다. 흑성산 바로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은 성거산, 성거산 왼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태조산이다>

 

<밤나무밭을 지나서>

 

<밤나무밭을 만들면서 큰 나무를 잘랐기 때문에 시야가 좋다. 천안의 펜타포트는 이곳에서도 단연 잘 보인다>

 

<금북을 놓치고 엉뚱한 곳으로 내려오게 되었던 바로 그 갈림길>

 

  우리를 오늘 이곳에 다시 오게 만든 그 현장에 도착했다. 알고 나서 보면 너무 쉬운 것이 길이다. 세상일이 다 그렇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말이다. 하지만 도둑이 들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올바르지 못한 선택에는 매우 복합적이고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기까지 한 연유가 있다.

  안내 표지판에 '금북'이란 이름을 넣어주는 호강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최소한 표지판의 표기가 지도상의 이름(비룡산)과 일치하는 지명이었더라면…(게다가 나는 하필 그날 지도를 어디엔가 빠뜨리고 왔었다), 또 그도 아니면 그날 우리를 앞질러 갔던 산악 오토바이팀들이 딴 길로 가지만 않았더라면…(우린 이상하게도 그날 그들의 바퀴 자욱을 신뢰했다), 또 그도 아니면 앞서 간 팀 '벽소령산악회'의 노란 리본만 있었더라면…(이날 보니 '벽소령산악회' 리본이 달린 나뭇가지가 예리한 칼로 잘려 버려져 있었다. 원래는 잘 보이는 곳에 있었지만 아마도 키가 큰 사람에게는 머리가 닿을 정도의 위치에 있었던 것 같다. 벽소령산악회는 작년에 처음 칠장산에서 금북을 시작하던 날 우리와 같이 출발한 산악회이다. 한 번에, 그것도 거의 매주, 20km 이상을 '달리는' 그들은  아마도 벌써 금북을 모두 끝냈을 터인데 그 중 누구와 일면식도 없는데 이상하게 우리는 그들의 노란 리본을 보면서 산행을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는 그날 이 옳지 않은 길(사실은 옳은 길인데 그날은 옳지 않은 길이라 판단했던)을 뒤에 오는 사람들이 다시 따라가지 않게 한답시고 비로봉 쪽에 잔뜩 매달린 리본을 제거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다시 와서 만행을 반성하고 되돌릴 수 있어서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가볍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떼거리로 쓰러진 나무들이 있다. 바람골일 것이다>

 

<전의산 연수원이 금북 위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우회를 해야 한다>

 

<숲 밖으로 전의산연수원 건물이 살짝 보인다>

 

<지천으로 떨어진 밤과 도토리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수양에 가깝다. 전의산연수원 앞 공터. 오른쪽의 작은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생긴 연수원 정문이 나온다>

 

<외딴 산 속이라서 개들을 키우는 모양인데 이 녀석은 풀려 나와서 물려고 덤빈다>

 

<연수원 진입로에서 남쪽 능선으로 들어선다>

 

<전의면 서정리(금북 동쪽의 금강수계)에서 에머슨CC 방향으로 넘어가는 산길>

 

<골프장에 근접한 곳에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매우 방향을 틀어야 하는 구간이 나온다. 리본들이 없으면 그냥 직진하기 딱이다. 사진에서 뒤쪽 부분으로 지나온 다음에 반대 방향으로 찍었다>

 

<골프장 주차장과 만나는 부분. 오른쪽이 주차장이다>

 

<원래 이곳이 금북의 본줄기지만 이렇게 평탄화되었다. 금북맨의 입장에서는 이런 장면이 안타깝기만 하다. 벌써 금북 구간에서 세번째로 골프장이 금북을 훼손한 현장이다>

 

<아마도 이쯤으로 금북 줄기가 지났을 것 같다. 용케도 그 자리에 골프장 이름표가 붙어있다>

 

<금북'정맥'이란 이름이 무색한 구간이 바로 이 구간이다. 에머슨CC 동쪽(금강 수계) 전의면 서정리로 해발 100m가 약간 넘는 곳이다>

 

<골프장 진입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골프장 동남쪽으로 다시 능선을 탄다. 원래 금북은 사진 왼쪽의 골프장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