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동안 잊힌 이름이었던 내포(內浦)가 마침내 당당하게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2012년 충청남도청이 공식 이전을 함으로써 '내포시' 설치를 위한 큰 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예정대로 기관 및 시설들이 이전을 하거나 새로 만들어지면 내포는 인구 10만의 쾌적한 도시가 될 것이다.
내포는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도시이다. 광역시가 독립하면서 도청이 이전한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지만 내포의 예처럼 새롭게 이름을 만들어서 이전을 한 사례는 처음이다. 전남의 무안, 경남의 창원 등이 각각 광주와 부산에서 도청을 옮겼고 경북은 대구광역시에서 안동으로 도청이 이전을 할 예정이다. 이들 모두 기존의 도시로 도청을 이전했거나 이전할 예정인데 비해서 내포는 새롭게 이름을 지어서 이전을 한 유일한 사례인 것이다.
도청의 이전은 각 기초자치단체 간의 과다한 경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보통이다. 충청남도 역시 오랫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홍성군과 예산군의 접경지역에 내포라는 새로운 이름의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두 군(郡)이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타 시군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홍성군과 예산군은 도청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어느정도의 파급효과가 발생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런 기대감들이 주민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예산군 응봉면 증곡리 충서로변에 자리잡은 의류 아울렛 매장이다. 내포라는 이름을 내걸음으로써 예산군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주민들도 손님으로 유인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내포'를 이름으로 쓰는 매장들이 최근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 일대의 특징이다. 이름은 단순히 어떤 것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엄연한 실체라도 이름을 갖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반대로 이름을 얻음으로써 실체에 비해 존재감이 극대화 되기도 한다. 거의 100여 년 가까이 잊힌 이름이었던 내포. 이제 그 이름을 다시 얻음으로써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패션 아울렛 매장. 예산군 응봉면 증곡리 2013.9.23>
<예산군 차원에서도 내포를 공식적으로 쓰고 있다. 대흥면 봉수산. 201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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