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소식을 부고(訃告, 궂긴 소식)라고 한다. 그 소식을 전하는 이유는 고인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그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혹시 소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유족을 만나면 실수를 할 수도 있으므로 그런 상황을 막고자 하는 것도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당연히 부고의 주인공은 고인이다. 고인의 삶의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고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 부고의 주요 목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고는 특이한 특징이 있다. 대개 고인의 이름은 빠져 있고 '**직위를 가진 OOO의 부친상' 이런 식이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승의 상사에는 개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부고는 '고인의 추모'라는 본래의 의미보다 고인을 빌미로 자손의 권력과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가 강한 것 같다. 인간 간의 본질적 관계보다는 직업과 위계를 강조하는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기사 때문이었다. 미국 사회와 우리 사회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글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95771.html <한겨레신문, 201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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